지금 살아남은 승자의 이유(김영준)50대 은퇴자의 경제적 자유

국내외 살아남은 브랜드의 생존이유를 이야기 한다.
한때 잘 나가던 브랜드가 어는 순간 사라지고 그 뒤를 이은 새로운 브랜드가 나타나는 현실의 경제현상에서 숨어있는 1인치에 대해 설명하는 책이다.
(남양유업과 서울우유, 매일유업, 파스퇴르)
좁은 우유산업 시장에서 1~2위가 엎치락 뒤치락하는 내용이 흥미롭다. 또한 최근의 남양유업 홍원식 회장의 주식매각과 관련된 소송 결과가 한앤코의 승소로 끝나면서 한발 떨어져서 사태를 지켜본 고객의 입장에서는 재벌 회장님의 과욕이 부른 참사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없지 않았다. 한때 우유산업의 1위 자리에 있던 영광의 남양유업이 언제 이렇게 추락하게 된 것일까? 그 역사가 궁금하다.
남양유업의 노이즈 마케팅 네거티브 마케팅은 시장의 판도를 뒤집을만한 성과를 거두면서 용서되는 분위기 였다. 2013년 대리점 갑질사태가 벌어지기 전에도 커피믹스의 카페인나트륨 유해성 논란, 슬라이스치즈 출시 당시 불거졌던 방부제 논란, 1997년 1등급 원유 논란도 모두 네커티브 마케팅의 일환이었다. 2021년 초의 불가리스 사태도 이런 일련의 홍보전략의 연장선상에서 이해할 수 있다. 홍원식 회장 체제하의 남양유업이 40년 동안 지속한 경영 방식이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측면이 있지만 어쨋든 회사를 성장가도에 올려 놓았다는 점이 멈출줄 모르는 폭주를 계속하게 만들었고 그 결과가 남양유업의 경영권 박탈로 나타나게 된 것이다. 그때는 옳았지만 지금은 틀리다는 말이 여기에 해당한다.
(기업가의 성향)
목적과 성과우선의 성향이 강해야 CEO로서 성공할 수 있다. 도덕적인 기업가는 좋은 기업가인가?
춘추전국시대 송나라 송양공의 일화를 소개한다. 한나라와 송나라가 전쟁을 하는 중에 한나라 병사가 강을 건너 전열을 다 정비할때까지 공격을 하지 않다가 숫자가 적은 송양공의 군대가 참패한 이야기다. 군자의 덕을 우선시하며 패전국이 된 송나라의 이갸기는 정당한가?
미국기업 밴엔젤리스의 사례도 소개한다. 창업자의 히피기질이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약자우선 원칙을 지키는데 일조하며 1980년대 선구적인 ESG 경영을 선보인 이 회사는 왜 2000년 유니래버에 매각된 것일까? 경쟁을 이겨낼 체질이 아니었다. 한번도 경쟁시장에서 맞서 싸워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기업에게는 경쟁이 기본값이다. 이런 상황에서 사회적 기업의 이념을 지속하면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불가능하다는 것이 저자의 견해이다. 리더십에도 상황, 환경은 중요하다. 전시CEO와 평시 CEO는 완전히 다른 개념인 것이다.
도덕과 기업가 정신은 서로 상반되는 측면이 강하다. 이 둘의 절충점을 위한 기준으로 저자는 소비자 후생을 말한다. 도덕을 침범하는 기업가 정신도 어느정도 수긍해야 하는데 그 넘지 말아야 할 선이 소비자 후생인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모든 정치의 기준도 국민의 복지여야 하지 않을까? 정치권에서 난무하는 당리당략도 국민복지를 기준으로 판단하면 누가 국민복지를 증진시키는지 깎아 먹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농심과 삼양라면 전쟁)
선발업체의 우위는 그 기업의 상품과 서비스가 표준이 되기때문에 가능하다. 선도기업은 경험과 인프라, 유통망 구축에서 타사 보다 우위에 선다. 국내 라면시장의 경우 초기 선두기업은 삼양이었다. 선발기업으로서 삼양은 뒤늦게 라면시장에 뛰어든 후발주자를 흡수 합병하면서 덩치를 키워나갔고 그 중 살아남은게 롯데공업 지금의 농심이다. 우리는 보통 80년대 우지파동이 농심이 라면시장의 선두에 오르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알고 있지만 저자가 제시한 시장점유율 추이를 보면 그 사태 이전부터 농심이 시장 점유율면에서 삼양을 앞선것을 볼수 있다. 그럼 왜 1위 기업인 삼양이 후발주자에게 따라 잡힌 것일까? 수성의 위치에서는 기존 잘나가는 상품에 변화를 주기 어렵다. 반면 후발주자인 농심은 끝없는 제품개발로 시장을 사로잡는데 노력해야 하는 숙명이다. 농심이 연달아 내놓은 신라면, 안성탕면, 짜파게티 등이 시장 소비자의 입맛을 사로 잡으면서 라면시장의 부동의 1위 자리를 차지한 것이다. 하지만 영원한 1위는 없는 법 공수의 위치가 바뀌어 이제는 삼양과 오뚜기의 추격이 거세지는 상황에서 농심이 어떤 전략을 구사하고 누가 살아남을지 국내 라면시장의 앞날이 궁금하다.
(규제와 경쟁)
요즘 대형마트의 공휴일 의무휴무제에 대한 논의가 뜨겁다. 국내 대형마트의 시장상권 침해를 줄이기 위해 시행되어 온 강제휴무제가 논란이 된것이다.
정부는 규제개혁을 앞세워 대형마트의 공휴일 강제 휴무를 평일로 변경하려 한다. 예전에 홈플러스에서 시행한 통큰치킨 판매도 소상공인 피해가 크다는 여론으로 일주일만에 판매를 중단한 적도 있다. 소비자 후생 입장에서 본다면 대형마트의 확장은 요즘 소비자의 구미를 맞추는데 안성마춤이다. 전통시장이나 소상공인들이 제공하지 못하는 소비자 편의를 대형마트는 막대한 자금력과 유통망으로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산업의 성장과 쇠락은 시장 자율에 맡기고 누가 소비자 후생을 더 증대시키는가에만 초점을 맞춘다면 경제적 논리적으로 비판할 수는 없지만 시장의 대다수 참여자인 경제적 약자는 보호할 방법이 없는 것 아난가? 자본주의가 시작된 이후 자율과 규제의 균형추는 항상 논란의 중심이 되었다.